운동할 때는 머리를 쓰고 싶지 않습니다. 몸을 쓰고 싶습니다. 헬스장에 도착해 앱을 열고, 오늘 할 운동을 확인하고, 운동마다 무게가 지난번과 어떻게 다른지 보고, 얼마나 들어야 하는지 안내받고 싶습니다. 그게 전부입니다. 생각은 앱의 몫입니다.
baseline은 그걸 위해 만든 앱입니다. 점진적 과부하, 그러니까 지난번보다 조금 더 하는 방식으로 운동하고, 그 과정을 즐기려고 만들었습니다. 처음에는 AI 도구로, 저 혼자 쓰려고 만들었습니다. 아이콘에 그 생각이 담겨 있습니다. 선은 각자의 기준선(baseline)이고, 주황색 점은 그 위에서 버티고 있는 자기 자신입니다.1
키보드 없이
드래그는 아주 일찍 정했습니다. 숫자를 입력하려면 작은 키를 눌러야 합니다. 더하기·빼기 화살표는 화면을 차지합니다. 게다가 언젠가 워치에서도 쓸 수 있을 만큼 단순했으면 해서, 인터페이스는 극도로 단순해야 합니다.
첫 버전에는 드래그가 두 개였습니다. 하나는 무게, 하나는 횟수였습니다. 거의 2주 동안 매일 썼습니다. 그럭저럭 괜찮았습니다.
그래프가 바꾼 제스처
쓰다 보니 뭔가 빠진 느낌이 들었습니다. 오늘 무게를 지난번 무게와 비교해 보여 주는 그래프였습니다. 그걸 만들었습니다. 세로축은 중량, 가로축은 횟수이고, 세트 하나하나가 블록입니다. 블록의 넓이가 그 세트의 볼륨이며, 킬로그램에 횟수를 곱한 값입니다.
그래프가 화면에 올라오고 나니 드래그 두 개보다 하나가 더 합리적이었습니다. 위아래는 무게, 좌우는 횟수입니다. 블록이 커지는 방향 그대로입니다.

이 목업에서 지난번은 47.5 kg으로 18회, 855였습니다. 오늘은 50 kg으로 세 세트, 900이고 5% 더 많습니다. 여기서 볼륨은 킬로그램에 횟수를 곱한 값입니다. 에너지를 측정한 값이 아니며, 저도 그렇게 부르지 않습니다.
쓸모 있는 운동 숫자라면 무엇을 잰 것인지 말해 줘야 합니다. 똑같이 200 kg이라고 적힌 세트라도 힘을 쓰는 방식은 다를 수 있습니다. 스쿼트, 머신 레그 프레스, 홀드(무게를 움직이지 않고 버티기)는 중량 숫자가 같다고 해서 같아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baseline은 단위를 늘 보이게 둡니다. 횟수로 세는 운동에는 kg·rep을 보여 줄 수 있습니다. 홀드는 초 단위 그대로, 캐리(무게를 들고 걷기)는 중량 × 거리 그대로 둡니다. 이 셋은 정밀한 척하는 합계 하나로 묶을 것이 아닙니다. 가장 쓸모 있는 비교는 같은 운동, 같은 세팅으로 한 자신의 지난 세트와의 비교입니다.
한 세트, 그리고 휴식
기록 화면에 담기는 것은 운동 하나와 세트 하나입니다. 큰 버튼은 LOG SET 하나뿐이고, 홈 화면에서 START WORKOUT이 있던 자리에 있습니다. 화면 맨 아래, 같은 주황색입니다.
세트를 기록하면 화면이 두 번 반응합니다. 먼저 방금 더한 볼륨을 보여 줍니다. 그다음에는 휴식 타이머가 화면을 넘겨받아 카운트다운합니다. 길게 누르면 건너뜁니다. 둘 다 맨 위 클립에 나옵니다.
약속
처음에 baseline은 저 혼자 쓰는 앱이었습니다. 다른 사람이 쓰든 말든 상관없었습니다. 그러다 바로 그게 제가 꾸준하지 못한 이유일 수도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꾸준히 하는 것이 이 앱의 목적인데 말입니다. 그래서 압박을 조금 느끼려고 소셜 기능을 넣었습니다.
다만 지나치지는 않게 했습니다. 누가 더 무겁게 드는지를 겨루는 앱은 원하지 않았습니다. 리더보드는 한 가지에만 점수를 매기도록 디자인했습니다. 자신과의 약속을 얼마나 지키느냐입니다. 일주일에 몇 번 할지는 스스로 정합니다. 네 번 하겠다고 하고 네 번 하면, 일곱 번 하겠다고 하고 일곱 번 한 사람과 나란히 섭니다. 얼마나 무겁게 드는지, 얼마나 자주 하는지는 점수에 들어가지 않습니다. 점수는 12주에 걸쳐 매기게 했고, 빼먹은 날이 다음 주로 넘어가지는 않습니다.
피드는 다른 곳, 그러니까 다른 앱에서 왔습니다. 그 앱을 만들었는데, 돌아가는 걸 보고 나서야 아이디어가 현실과 너무 동떨어져서 안 된다는 걸 알았습니다. 그 앱의 피드는 baseline으로 옮겨 와서 들어맞았습니다.
이 글이 증명하지 않는 것
여기서는 다운로드 수나 리텐션, 운동 성과를 내세우지 않으며, 이 방식으로 기록이 더 빨라지는지도 측정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보여 드릴 수 있는 것은 지나온 길과 그 길이 닿은 곳입니다.
